하루 지난 어제가 '동지'였습니다. 이런. 그러고 보니 동지에 먹는 팥죽 한그릇도 못먹었네요. 어쩧든 팥죽에 들어가는 팥죽 알을 뭐라고 하시는 줄 아십니까? '새알심'이라고 합니다. 새알심은 일반적으로 찹쌀로 만들지요. 먹기에 딱 고만한.
동짓날 팥죽을 먹는 이유로는 집안에 나쁜 기운을 없애고 집안에 악귀가 돌아다닐 만한 곳에다 붉은 기운의 팥죽을 집안 곳곳에 뿌리는 연례 행사를 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는 주로 귀신 붙는 곳, 악귀가 붙을 만한 곳에 보이는 곳에 팥죽을 곳곳에 뿌렸읍니다. 보이도록. 근데 사람 눈엔 보이는 그게 악귀에겐 안보였나 봐요? 옛날에 악귀는 아마도 눈이 없는 존재로 인식했거나 묘사 했었거나, 시력이 아주 안좋은 존재로 보았나 봅니다? 주로 광문, 불나지 마라고 헛간문 기둥이나 헛간에 짚, 지푸라기에다 뿌렸읍니다. 그리고 이뿐 만이 아니라 출입을 삼가하는 대문 내문이나 종문 등에다도 팥죽을 뿌렸읍니다. 일종의 가시적 세계의 기신적, 미신적 행위였지요. 이렇게 함으로써 집안에 나쁜 기운을 없애고 악귀, 잡귀들에게 집안에 뭐가 있는지, 잘 보고 다니라고 새삼 길을 터주는 역할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또 밝아오는 새해 좋은 기운을 염원하는 마음으로 예로부터 내려오는 풍습이기도 하였지요.
기억나는 건 신주를 모신 대청에단 팥죽을 안뿌렸읍니다. 대청문 앞에선 아무 일 없이 무탈하기만을 빌었고. 광문에단 주로 비스듬히. 헛간엔 기둥이나 짚. 특이하게 대문 내문 앞에선, 비나이다. 비나이다. 천지신명께 비나이다. 집안에 대대로 아무 일 없기를 바라오건데, 비나이다. 아무쪼록 악귀나 잡귀로 부터 집안을 무탈하게 보호하시고 복을 주시려거든 악귀 들게 하지 마시고 재복을 주시고 행여 염려받은 대로 기원 (행)하니 이를 뿌리치지 마시기를 바라옵나이다. 빌었습니다. 어-허. 냉큼 빌어. 빌고 또 빌었습니다. 허-이. (악귀야) 냉큼 썩 물러가라. 휘-익. 그렇게 팥죽을 뿌렸읍니다. 팥죽은 일종의 보호막인 셈이였지요.
그런데 그동안 살아오면서 느낀 건, 팥죽 풍습이 잘못된 건, 인간이 '악귀를 물리치는 일'은 없다고. 바른 말 하라고. 어느 순간에 늘상 반복이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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