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바야흐로 70년대 중후반. 그때 무슨 일로 셋이서 늦게 학교에 가던 길에 가가 노래를 부르며 흥얼거리기 시작. 기분이 좋았는지 여기에 더할가(加). 뭘? 더해? "한번 보고 두번 보고 자꾸만 보고 싶네.." 그 시절 노래가(歌) 그리운 그 시절. 길을 가다가 난데없이 고추를 따온 가는 청양고추(풋고추)를 가지고, 가면서 뭣도 모르는 아이한테 애꿎은 장난을. 어 이거 먹어보면 매울가(苛). 한번 먹어볼래? 시렁. 안먹어. 가. 안먹는다고. 내가 그렇게 시렁가(架)? 어어? 어서 어?! 어 싫어. 싫다구. 왜 자꾸 어시렁대냐구? 저리 가라고. 몽둥이를 준비한 가는.. 이 놈을 몽둥이로다가(架). 한번 맞아볼래? 그 광경에 다른 아가, 왜 그래? 참견. 뭐? 뭐가 어째? 어시렁대? 저리 가라고? (이 놈을) 빳다로 그냥. 우씨. 싸움날 뻔. 참자. 참어. 내가 참어야지. 가가. 저리 가. 어긋나고 관계가 서운하던 그때.. 가로질러 저 멀리서 힘든 지게를 짊어지고 가는 저 아저씨를 보고. 저 아저씨 멍에가(駕). 짖궂은 아이들 장난에 지나가는 영감님이 혹 꾸짖을가(呵).
어디서 났는지? 가 몽둥이는 고추밭 근방에서 주서 왔었다. 그 몽둥이는 항상 가가 눈여겨 두고 남 모르게 풀섶 어딘가에 감쪽같이 숨겨 놓은 비밀 몽둥이였는데? 아무도 눈치 못채게 남들 보는 앞에서 쓸모 없는 몽둥이마냥 풀섶에 휙 버리고 필요할 때면 다시 찾고 또 다시 풀섶에 휙 집어 던지길 여러번, 몇차례 남들 눈을 속이고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하게 버리곤 하던 몽둥이였다. 가 몽둥이엔 또 가지 몽둥이도 있었다고. 언젠가 옛날에 살짝 보여준 적이 있었는데? 음 생각이 짧은 얘들을 후려치는 몽둥이. 대개 몽둥이는 바로 잡는 건데, 가지 몽둥이란 가지가 있는 꺼꾸로 잡는 몽둥이를 말한다. 우리와 같은 사람들은 그렇게 만들라도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지 못해 못만든다고. 기상천외. 기발한 몽둥이였다. 대개 일반 사람들은 혹 몽둥이를 만든다면 가지 부분을 쳐내고 없애고 마디 부분을 깍아 다듬고 만드는데 반해, 가는 반대로 하였다. 한마디로 기신 몽둥이, 귀신 가신 몽둥이였다. 아버지께서도 옛날에 이걸루 몽둥이 할래? 몽둥이 하기에 딱 좋다고 그러셨다. 나는 그 당시에 생뚱한 말씀에 몽둥이 같은게 필요 없었다.
여기서 가는 동네 1년 선배, 동네 형을 말한다. 편의상 가라 표현했다. 가가 얼마나 도통했냐면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고 이랬다.
위 글은 언어도단을 넘어 언어가 아슬아슬하게 선을 넘나든다고. 물론 아이들한테 한자를 쉽게 가르친다고 우리말로 섞어 표현한 방식이긴 하지만 이렇게 말하면 대개의 사람들은 십중팔구 못알아 들을 가능성이 높다. 생각할수록 아리까리, 알쏭달쏭한 말이다고. 우리말에는 이런 류의 언어도단 및 언어유희가 꽤 있다고.
그 시절 그리운 가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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